시사

KBS 수신료 인상, 여소야대 넘기 어려울 듯

“여야 의원들은 공히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선, 35년간 2500원에 묶여 있는 수신료를 하루빨리 현실화해야 한다는데 공감했습니다.” 지난해 KBS 국정감사 당시 KBS 보도다. 과장된 면이 없지 않지만 19대 국회에서 수신료 인상...
“여야 의원들은 공히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선, 35년간 2500원에 묶여 있는 수신료를 하루빨리 현실화해야 한다는데 공감했습니다.” 지난해 KBS 국정감사 당시 KBS 보도다. 과장된 면이 없지 않지만 19대 국회에서 수신료 인상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됐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20대 국회 상황은 다르다.

미디어오늘이 지난달 실시한 미디어 현안 설문조사에 참여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3당 의원 중 3명은 수신료 인상 자체를 반대하며 ‘현행유지’ 입장을 밝혔다. 19대 국회 미방위에서 수신료를 현행 25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하는 ‘TV수신료 인상 승인안’이 상정되자 야당은 당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간사 주도로 공정성 확보장치가 마련된 다음 수신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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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노조 등 8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해 5월25일 오후 국회의 KBS 수신료 인상안 논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금준경 기자.
조건부로 수신료 인상에 찬성한 의원은 8명으로 나타났고 이들 전원은 ‘노사동수 편성위원회, 이사 추천방식 개선 등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야3당 및 무소속 의원 160명이 공동 발의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안 통과를 전제로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조건을 함께 달아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중복 응답으로 KBS2TV 광고 축소를 수신료 인상 조건으로 내건 의원이 5명으로 나타났다.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함께 강제로 징수하는 시스템을 자율징수로 변경할 것을 조건으로 내 건 의원도 2명이었다.

야3당 의원들이 먼저 이슈를 주도했던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과 달리 수신료 문제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야당에선 문미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BS는 지속적으로 수신료 인상과 중간광고 허용 등을 국회에 요구하고 있다. 자사이익을 요구하기 이전에 방송 공공성과 공정성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비판한 정도다. 지상파가 19대 국회에서 수신료 인상이 무산된 이후 중간광고 도입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한 영향도 있는데다 야3당에 KBS 출신이 없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수신료 인상 법안 논의를 미루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미방위 야당 관계자는 “11월 정기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안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도록 새누리당을 설득하겠지만 수신료 관련 논의는 당장 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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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1일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중간광고와 달리 수신료 인상은 국민들에게 ‘증세’로 여겨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새누리당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KBS 출신 민경욱 새누리당 의원도 KBS 경영환경의 어려움을 강조했지만 수신료 인상을 직접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았다. 대신 수신료 ‘과오납’을 꼬집는 등 수신료 징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19대 국회에서도 의석 다수를 점한 새누리당이 수신료 인상을 추진할 수 있었지만, 당시 담뱃값 인상 직후라 ‘증세’에 대한 저항감을 우려해 밀어붙이지 못했다.

따라서 20대 국회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수신료 인상은 테이블에 오르기조차 힘들어 보인다. 미방위 민주당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되려면 정권이 교체되는 방법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차기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논의 자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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